다이빙 국제인증 강사를 양성하는 ‘스쿠버블’, 제빵 자원봉사 카페 ‘다우리’, 1호 제자가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이라는 임승대액터스쿨, 국내 첫 사진미술관인 한미사진미술관…. 이들 기관에는 공통점이 있다. 잠실동 오금동 문정동 방이동까지 소재지가 송파구. 지역 청소년을 위한 진로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점도 같다.
서울 송파구가 민선 7기 들어 교육에 방점을 찍는다. 유아기부터 성인 노년까지 세대별로 단절된 교육을 융합, 생애 전 단계 ‘배움이력’을 맞춤형 관리하는 송파형 교육모형 ‘쌤’이다. 아이들이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돕고 방향성을 잡아주는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선생님을 친근하게 부르는 ‘쌤’이라 부른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이 아동청소년 스스로 정책을 만들어가는 100분 토론에서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송파구 제공
“교육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다세대 밀집지역과 서민 주거지역은 혜택이 충분치 않아요. 한강변을 중심으로 잘 사는 동네는 입시 위주 교육에 치우쳐 있구요.”
박성수 서울 송파구청장은 “교육을 개인과 가정에만 맡기는 것은 문제”라며 “공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그 부족함을 메우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맞춤형 진로교육’부터 다졌다. 지역에 연고를 둔 마을인재를 발굴하는 형태는 다른 지자체와 비슷하다. 학생들에게 일터를 개방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1회성 강연 대신 일터로 찾아가 그들이 하는 일과 어떤 진로체험이 가능한지를 묻고 3분 이내 영상에 담았다. 학생들이 영상으로 먼저 접한 뒤 모둠을 꾸려 만남을 주선하고 특강이나 체험을 연계한다.
직업인 멘토에 앞서 개인 상담과 진단, 고교생 선배 상담, 대학생 멘토를 통한 학과 상담도 거친다. 김범준 송파진로직업체험센터장은 “장기적으로 유튜브에 영상을 공유, 영상통화나 문자로 사전상담을 하는 형태로 체계화하고 상급학교에 진학해도 이력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교생은 중학생, 대학생은 고교생, 직업인은 이들 모두의 ‘쌤’이 되는 선순환도 가능하다.
변호사 작곡가 외교관 등이 참여하는 ‘인물도서관’, 로봇공학자 경호원 마술사 래퍼 등 마을강사를 활용한 ‘진로 내비게이션’도 비슷한 유형이다. 마을은 학습장이 된다. 방이생태학습관 안전체험교육관 몽촌역사관 책박물관 등을 연계한 마을탐방이 대표적이다. 황정아 잠일초 교사는 “코스 구성부터 운영까지 교사들 의견을 들었고 교사들도 자체 연수·회의를 통해 보완했다”며 “아이들이 교과서에서만 보던 걸 직접 체험, 너무 만족스러워한다”고 전했다.
이 틀을 전 세대로 확대하면 송파형 교육모형이 된다. 구는 ‘행복한 영유아’ ‘건강한 청소년’ ‘당당한 성년’ ‘넉넉한 노년’을 목표로 이른바 ‘무덤에서 요람까지’ 아우르는 모형을 만들어가고 있다. 영유아에는 질 좋은 돌봄에 발달단계에 맞춘 교육을 더하고 성인은 직업·평생교육을 통해 재취업이나 취·창업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노년층은 평생학습과 함께 지역사회에 재능기부를 한다.
무엇보다 행정 교육 민간이 함께 교육활동가(쌤)를 양성, 지역사회 전체가 하나의 교육공동체로 나아가는 체계를 완성할 방침이다. 구는 민·관 교육발전협의회 구성에 이어 미래교육센터 설치, 교육공동체 플랫폼 마련, 지역사회 협조체계 구축 등을 통해 송파형 교육모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개청 30년 된 송파가 또다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마련한다는 목표도 있다. 박성수 구청장은 “구청장도 불러주면 멘토가 되겠다”며 “송파에서 나고 자라고 완성되는, 쌤을 통해 양성된 인재가 미래 100년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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